<사설>G8 정상들의 對北권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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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G8 덴버 정상회의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폐막됐다.75년 이래 서방선진7개국 정상회의(G7)로 운영돼 오다가 올해 러시아가 정식으로 참여함으로써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정상들의 모임이 됐다.과거 동서대결시절에는 서방진영의 안보와 경제문제의 공동대응에 초점을 두었으나 러시아의 참여로 이제는 전세계가 당면한 현안을 협의하는 공동마당이 됐다.

이 회의가 다룬 주제 역시 광범하다.공동성명은 홍콩주권의 반환에 따른 자유경제체제유지의 필요성,중동평화,아프리카 지원,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강화,핵물질 불법거래의 추방 등 당면 현안에서부터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문제,인간복제를 금지키 위한 조치의 필요성 등 환경과 윤리의 문제까지 언급하고 있다.클린턴 미 대통령이“이제 세계는 이러한 새로운 도전들을 혼자의 힘으로만은 풀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했듯이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해결의 길을 모색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은 공동성명에 포함된 한반도 관련부분이다.성명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배치.수출중단과 북핵사찰을 규정한 북.미협정의 준수를 촉구했다.또 한반도 4자회담과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추가지원을 촉구했다.특히 클린턴대통령은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해 미국의 추가지원을 약속하고 다른 나라의 동참도 호소했다.북한의 안보적 위협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경고,대비하되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은 지원한다는 메시지다.

이렇듯 북한의 문제는 단순히 남북,북.미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북한도 이러한 국제적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기 바란다.대화의 상대로 한국을 회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제사회의 이러한 여론을 무시하고 결코 버티기가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G8의 권고대로 4자회담.남북대화를 통해 지구촌의 이웃으로 복귀해 더불어 사는 길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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