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미래 다룬 책들 불안.난관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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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본래 홍콩은'인가(人家)도 거의 없는 불모의 섬'이었다.번영을 구가하면서 얻은 명칭은'동양의 진주'.하지만 온갖 잡동사니를 담은'동양의 쓰레기통'이라는 오명을 피하지는 못했다.

영국인에게 홍콩은 매력덩어리였다.한때 런던에선“나를 위해서라면 당신은 홍콩까지라도 가실거야(You can go to Hong Kong for me)”라는 유행가가 퍼졌다.한때 우리가'홍콩간다'라는 표현을 즐겨 썼던 것처럼. 홍콩은 이제 되돌아가기 싫어도 역사의 약속이행 앞에 서 있다.흔히들'반환'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실제로는'회귀'다.문제는 홍콩의'되돌아가기'가 자본주의체제에서 개방적 사회주의체제로 넘어감을 의미한다는 것이다.설마 중국당국이 홍콩을 망쳐 먹을라고? 그래서 분석가들은 대개 낙관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불안감도 없지 않다.홍콩번영의 비결을 아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더하다.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적 자유방임을 실현한 전형적 모델인 홍콩.실로 그곳엔 정치가 없었다.그런데 중국은 정치가 우세한 나라 아닌가.홍콩사람들은 이번 회귀가 행여 정치의식의 회복으로 이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이런 갈등을'포스트 홍콩의 망설임과 뒤틀림'으로 표현한 사람이 바로 홍콩.중국관계 연구의 권위자 나카지마 미네오(현 도쿄외국어대 학장)다.그는 최근 발행한'홍콩의 미래'(도서출판 우석)에서 혹시 잃어버릴지 모를'홍콩다움'과 대륙으로 불어갈'남풍'의 역학관계를 분석하고 있다.경희대 신용철교수팀의 주도로 출간된'홍콩은 어디로 가는가'(도서출판 우석)는 역사적 사진과 연구논문을 함께 담고 있어 관심을 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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