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형곤씨 친형, 대기업 생활 접고 연극배우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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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고 김형곤의 친형인 김형준(53)씨가 대기업 생활을 접고 늦깎이 연극배우로 변신했다.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에서 인사담당 상무로 재직해 온 김씨는 최근 삼성전자를 퇴직 한 뒤 지난 11일부터 서울 대학로 라이프씨어터에서 공연중인 ‘수요일의 연인들’에서 주인공 ‘존’ 역을 연기하고 있다. 그는 극단 대표인 친구의 권유로 연극계에 입문했다.

그는 “은퇴 후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열정만 있다면 나이 들어서도 그 열정을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연극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53세의 나이로 연극배우가 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회사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면서 "동생이 왜 이 길을 걸어왔는지 이해해 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극배우 생활은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김씨는 "첫 무대에 올랐을 때는 눈 앞이 캄캄해져 바로 앞 관객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대가 두렵다는 생각이 들 때 마다 동생을 생각했다"며 "무대에서 좌중을 압도했던 동생의 모습을 떠올리며 무대에 적응했다"고 했다.

“53년간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성취감을 얻었다”는 김씨는 “이제는 어떤 도전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동생이 걸었던 길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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