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嫡子 뜻밖 부상에 고무 - 政發協의 이인제 代案論 왜 나오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신한국당내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심상찮다.7월21일 당의 대통령후보 경선 전당대회에서 지지할 후보를 놓고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이 기류의 정체는'이인제 대안론'부상(浮上)이다.

아직은 수면 밑에서 거론되는 수준이지만 정발협 핵심인사들로부터 이인제 대안론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갈래로 감지되고 있다.그동안 정발협과 李지사 관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야말로'깜짝 놀랄 일'이다.

그동안 李지사는“계파를 떠났다”고 말해왔다.이는 민주계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민주계도“李지사는 민주계와 무관하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이런 냉랭한 기류는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그러던 분위기가 최근 반전,민주계에서 공공연히 이인제 대안론을 심심찮게 듣게 된다.

민주계 중진의원은 최근“정발협이 李지사를 선택 가능한 주자반열에 올려놓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정발협 핵심인사는“지난주부터 소그룹 모임에서 李지사를 거론하는 빈도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李지사를 만났다는 또다른 민주계 중진의원은 한술 더 떠“정발협이 李지사를 선택할 수도 있는게 아니냐”고까지 했다.그는 얼마 전까지 부동의 이수성(李壽成)대안론자였다.

정발협내의 이런 기류는 몇가지 원인이 뒤섞인 결과다.

우선 최근들어 급상승하고 있는 李지사의 대중적 지지율을 들 수 있다.정발협의 한 실무관계자는“정발협이란 존재는 정권 재창출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국민들이 지지하고 가능성이 높다면 기존의'틀'을 깰 수 있다는 얘기다.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는 점도 이인제 대안론을 부추기고 있다.민주계 적자인데다 세대교체론으로 무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비로소 평가받기 시작했다.

더구나 정발협은 기본적으로 반(反) 이회창(李會昌)대표 성향인사들의 모임.李대표의 대세론을 저지할 것으로 생각했던 유력 주자중 한사람인 이수성 고문의 지지가 예상에 못미치고 있다는 점이 李지사를 돌아보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인제 대안론이 정발협의 대세가 되기에는 아직 넘어야할 고비가 많다.

우선 李지사가 현재의 상승세를 지켜나가야 한다.李지사는 무풍지대에 있었지만 이제 다른 주자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대부분 나이와 정치경력에서 李지사의 선배인 민주계와 구체적인 역할분담도 이뤄져야 한다.

李지사 인기의 실체가'거품'인지,아니면 경선과 본선에서 통할 수 있는'흐름'인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발협의 한 관계자는“이인제 대안론의 검증은 이달말까지가 고비”라고 했다. 박승희 기자

<사진설명>

신한국당내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는 18일 오전 여의도 미주빌딩 사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민정계 모임인 나라회 출범에 따른 대선후보 경선등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신인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