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MP3 샀더니 美군사기밀이 술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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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한 남성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중고 MP3 플레이어에서 미국 군사기밀이 쏟아져 나왔다고 뉴질랜드방송(TVNZ)이 발송했다.

뉴질랜드 북섬 황가레이에 거주하는 크리스 오글(29)이라는 남성은 미국 오클라호마의 중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중고 MP3 플레이어를 18달러에 샀다. 그는 MP3 플레이어를 컴퓨터에 접속한 뒤 기기 속에 들어 있는 파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

MP3 플레이어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파견된 미국 병사들의 성명과 휴대전화 번호, 개인 신상 정보가 담긴 60개의 파일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또 각 기지에 배치된 장비에 관한 정보와 임무 브리핑 내용은 물론이고 기혼 병사들의 아내 가운데 누가 임신 중인지 여부 등도 들어 있었던 것.

오글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것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방송은 MP3 플레이어에 들어 있는 몇 개 전화번호를 골라 전화를 걸자 일부 병사들은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MP3 플레이어에 저장돼 있던 파일들에는 '여기에 포함된 내용을 공개하는 행위는 미 연방법에 따라 금지한다'는 경고문도 들어가 있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의 피터 코젠스 전략문제연구소장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사 행동의 첫 번째 원칙 가운데 하나는 아군의 입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정보를 적에게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일은 부주의하기 짝이 없는 관리절차 때문에 생긴 것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글은 미 국방부가 요청해온다면 MP3플레이어를 되돌려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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