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단식농성 사흘째 - 성당측 해산재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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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명동성당 입구에서 3일째 단식농성중인 한총련 대학생들에 대해 경찰이'고사(枯死)작전'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14일“농성 학생을 강제로 끌어내지도,귀가하는 학생을 연행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와 뜨겁게 달아오른 시멘트바닥에서 학생들이 소금물만 마시며 단식농성을 하다보니 기력이 급속히 떨어져 앞으로 3~4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날 현재 농성중인 대학생은 당초 31명에서 6명이 줄어든 25명이다.

경찰은 시민들이 학생들의 유인물 배포를 외면하는등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데다 학부모들도 적극 귀가를 종용중이어서 추가로 농성단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17~18일을 전후해 자진 해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경찰이 강경진압보다 고사작전을 택한 것은 농성장소가 성당이라는 특수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성당에서의 집회는 신고대상이 아니며 성당측에 피해를 줘 고소.고발된 상태도 아니다.더구나 농성학생 가운데 수배자도 없어 이들을 무리하게 연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경찰은 5개 중대 6백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다른 학생이 농성단을 교대해 투입되거나 추가 합류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김상우.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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