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영화>지붕위의 병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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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붕위의 병사들La Grande Vadrouille EBS

오후2시 감독:제라르 우리 주연:부르빌.루이 드 퓌네스

독특한 프랑스식의 코미디 스타일을 만들면서 제라르 우리 감독은 서사극적인 요소라 해야할 현대사의 주요한 갈등 요소들을 코미디의 소재로 삼는 감독으로 유명하다.그는 주로 유대인과 아랍인의 대립과 분쟁이 극심한 팔레스타인 사태라든가 보수와 우파의 세력을 뒤집어 놓은 프랑스 68년 혁명의 내용을 코믹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작품은 2차대전이 한창인 43년 프랑스가 무대.연합국측의 공수부대원 3명이 비행기 엔진 고장으로 독일이 점령한 파리 곳곳에 불시착한다.

다시 뭉치기로 한 약속장소는 한 목욕탕으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영화의 주요 요소다.여러 위험을 벗어나 간신히 재회하게 된 병사들은 이들을 돕겠다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어 모두 함께 영국으로 가게 된다.

60년대 프랑스 코미디 배우 리더라고 할 수 있는 루이 드 퓌네스는 독일 지휘자 카라얀을 희화화한듯한 신경질적인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나온다.제라르 우리 영화의 단골인 부르빌이 특유의 촌스럽고 거친 모습으로 퓌네스와 호흡을 맞춘다.

전쟁이라는 극한적 상황을 역설적으로 코미디로 풀어가면서 전쟁의 의미에 대해 한발 물러서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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