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총학생회 "남총련 간부 4~5명이 폭행" - 이종권씨 變死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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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27일 새벽 전남대 구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종권(李鍾權.25)씨는 전날밤 남총련(광주전남지역 총학생회연합) 간부들로부터 프락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으며 폭행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남총련 의장 정의찬(鄭倚讚.24.구속중)씨가 李씨 폭행 전후등 현장 부근에 머물면서 대책회의를 갖는 등 사건처리를 주도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자체 진상조사 결과 李씨의 프락치혐의 조사과정에서 남총련 간부 4~5명이 26일 오후9시30분부터 3~4시간 동안 李씨를 가격(加擊)한 것으로 확인했다”며“남총련 지도부가 스스로 하루빨리 명확한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李씨를 조사해 주도록 남총련 간부 이승철(李承哲.26)씨에게 인계한 전남대 용봉문학회장 具모(20)양은 경찰조사에서“이승철씨가 나타나기에 앞서 얼굴에 복면을 한 남총련 간부 3명이 李씨를 동아리연합회방으로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具씨는 또“李씨가 조사받던 동아리연합방에서 처음에는'나는 잘못이 없다'고 소리지르다 나중에는'잘못했다'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경찰은 13일 具씨에 대해 폭행치사 방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2일 경찰에 소환돼 조사받은 전남대 총학생회 선전부 李모(23.여)씨등은“26일밤 남총련 의장 鄭씨가 총학생회사무실에서 잠을 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남총련 관계자들로부터“李씨 변사의 모든 과정을 26일'반미(反美)의 날'행사를 위해 전남대 들어와 있던 鄭씨등 남총련 지도부는 대책회의등을 통해 모두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들이 사건을 은폐.조작했는지를 집중 수사하는 한편 전병모(24.남총련 기획국장)씨등 폭력행위 용의자 9명을 검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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