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밀수 땅굴 파괴 위해 가자 다시 공격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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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휴전 5일째를 맞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의 국경지대를 다시 공습하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밝혔다고 23일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무기 밀수용 땅굴을 파괴하기 위해 공격할 수 있다”며 “우리의 운명을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미국·유럽 등에 맡기지 않고 독자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를 또 공격한다면 하마스도 로켓탄으로 반격할 것으로 예상돼 휴전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은 지난 3주일간의 군사작전으로 땅굴 200여 개가 파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신베트의 유발 디스킨 국장은 “군사작전으로 가자 땅굴의 60~70%가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체결한 무기밀수 방지 조치 등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땅굴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하마스가 재무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최근 땅굴을 새로 파거나 파괴된 것을 보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가자지구 남부 땅굴들은 하마스가 가자를 장악한 2007년 6월부터 건설됐다. 이스라엘이 가자를 봉쇄하자 생필품 등을 반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스라엘은 최근 이 땅굴들이 하마스의 무기밀수 통로로 이용됐다며 집중 공격했다. 또 퇴임 전 미 부시 행정부와 가자지구 무기 밀반입을 막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재건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타헤르 앗 노노 하마스 대변인은 “하마스 정부는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3700만 달러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집을 잃은 주민에게는 5000달러를 지급하고 가족을 잃은 경우에는 1000달러를 보상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1억 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가자 재건을 위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하마스에 촉구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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