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본점 둔 시중은행들 공세적인 지방경영에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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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들이 공세적인 지방경영에 나섰다.지자체 역풍을 이기기 위해서다.이들 은행은 각종 이벤트를 통해 지역친화분위기를 돋우고 있으며 지역본부체제를 강화하기도 한다.조흥은행은 지난 10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마당놀이 허생전 무료공연을 했다.지난달 22일에는 부산에 이어 대구로 행장이 직접 내려와 창립 1백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상업은행은 대구 성서지점을 중소기업지원 시범점포로 지정해 이 지점이 추천하는 업체에 자금을 우선 지원한다.기업체 사장들을 대상으로 연 2회 세미나를 열고 있다.지난해에는 대구시가 신용보증조합을 설립하자 5억원을 출연했다.

서울의 고참 지점장이나 부장에 해당하는 지역 본부장에게 상무급 여신 전결권을 주기도 한다.조흥은행은 지난 4월부터 본부장에게 1백억원까지 허용하던 대출금액을 1백50억원까지로 크게 올렸다.상업은행은 지난해까지 대출심사권만 갖고 있던 지역본부장에게 10억원,담보가 있을 때는 최고 50억원까지 임원에 준하는 대출 전결권을 부여했다.상업은행 대구영업본부 이재환(李在煥.47)관리담당 차장은“지역별 영업 교두보 확보를 위해 지난해에만 이 지역에 모두 12개 점포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방자치가 무르익으면서 기왕이면 지역연고은행에 돈을 맡기자는 움직임이 자치단체장은 물론 시민사이에서 일고 있기 때문이다.제일은행은 이 바람을 혹독하게 맞고 있다.다음달부터 당장 1천억원대의 경북도금고를 농협에 넘겨야할 판이다.1천억원대의 법원공탁금을 관리해온 조흥은행도 전전긍긍이다.올해 들어설 예정인 서부지원 공탁금은 벌써 다른 은행이 거명되고 있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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