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소기업들 최악의 돈가뭄 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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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부산지역 중소기업들이 최악의 돈가뭄사태를 맞고 있다.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기피에 이어 사채업자들도 초우량기업만 골라 어음할인을 해주는 탓에 웬만한 중소기업은 이마저 구경할 수 없다.할인금리도 우량어음은 월 1.7~1.8%를 받지만 낯선 어음은 선별적으로 2.5%정도까지 받고 있다.담보제공으로 현금을 빌릴 때의 금리도 월 1.25%정도로 지난달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부산광복동의 사채업자 金모(56)씨는“3월까지만 해도 하루 4~5건씩 어음할인을 해줬으나 요즘은 위험부담이 커 2~3일에 1건 정도씩,그것도 신용도를 철저히 조사한 뒤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이같은 돈가뭄속에 부산지역 어음부도율은 3월 0.73%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4월에는 0.52%로 낮아졌다가 지난달 다시 0.58%로 높아졌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한보.삼미그룹 부도사태 이후 부산지역 어음부도율이 이처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부도가 잇따르자 중소업체 대출을 거의 해주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종합금융회사와 상호신용금고도 시중은행들의 몸사리기에 영향받아 중소기업 어음할인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일부 금융기관들은 대출기피로 돈이 쌓이자 이의 처리방법을 찾지 못한 채 직원들을 시켜 신용도가 높은 가계대출을 늘리도록 하는 등 신탁자금을 굴리는 방안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을 정도다. 부산=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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