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7년 1월 혹한의 철원평야에서 탈진상태로 발견돼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던 한쌍의 두루미부부가 회생 10년만에 극적으로 새끼 한마리를 부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철원두루미'부부는 지난해에도 두개의 알을 낳았으나 무정란으로 밝혀져 공원관계자들을 실망시켰었다.그러나 올해 번식기동안 이 한쌍만을 격리해놓은 대공원측의 노력으로 지난 4월16,18일 한개씩 알을 낳아 5월19,21일 부화에 성공했다. 〈사진〉 워낙 예민해 동물원측은 그냥 놀게 내버려두느라 아직까지 이 새끼 진객의 암수조차 판별치 못한 상태. 중국 동북부에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두루미는 학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머리위에 붉은 반점이 있어 단정학(丹頂鶴)이라고도 불리며 우아한 자태와 장수의 상징으로 예부터 멋을 아는 선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던 선금(仙禽). 대공원측은“개원이래 최고의 경사”라고 말했다.공원측은 새끼 두루미를 1년쯤 정성껏 보살핀 뒤 방사장에 풀어놓아 자유로이 노닐게 할 계획이다. 박신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