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똑같은 인간 만들어 낼수 없다 - 미국 생물윤리委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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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마이클 조던들로 이뤄진 농구팀,아인슈타인들로 이뤄진 물리학 연구팀,파바로티들이 출연하는 오페라는 있을 수 없다.” 미국 생물윤리자문위원회(NBAC)가 9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제출한 보고서 내용의 일부다.

즉 영국 로슬린연구소가 개발한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기술은 유전자만 복제할 수 있을 뿐이지 1백% 똑같은 양(羊)이나 사람은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로슬린연구소는 생명복제 연구가 그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기술의 한계점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일지참조〉 이 보고서는 따라서 유전자만으로 개체의 모든 특징이 결정되진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복제동물이 지니는 모든 특징은 유전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임신중 모체(母體)의 건강이나 영양상태.질병.부상.경험등에 의해 영향받게 된다는 것이다.함께 자란 일란성 쌍둥이도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그리고 재능이 다를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이 새로운 복제기술은 완전히 성장한 성인 복제인간을 만들어낼 수는 없으며 기껏해야 사람이 자라는 것과 똑같은 속도로 성장하는 복제 배아(胚芽)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존재하는 어떤 성인과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복제 배아가 만들어졌어도 이 배아가 자라서 성인이 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마치 쌍둥이중의 하나가 뒤늦게 탄생하는 셈이라는 얘기다.보고서는 그러나 인간복제 금지조치가 불행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음을 덧붙이고 있다.즉 만약 사고로 독자(獨子)를 잃게 된 부모가 복제아들을 만들어달라고 애원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과연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폭넓은 여론수렴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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