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競選정국에 쏟아지는 돈정치 비난에 사면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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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이 경선정국에 쏟아지는 '돈정치'비난에 사면초가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8일'당의 입'들을 총출동시켰다.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신한국당 경선주자들이 출처가 불분명한 막대한 자금을 살포하는 것은 개혁을 외치는 그들의 구호가 얼마나 이중적인지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여당은 천문학적 비자금으로 오는 대선도 온통 돈범벅으로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박선숙(朴仙淑)부대변인은“신한국당 후보는 누가 돼도 다 마찬가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자민련 이규양(李圭陽)부대변인은“신한국당 경선이 대의원을 상대로 한 매표행위가 이뤄지는등 이전투구장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검은돈 때문에 나라가 흔들리는 마당에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 국민적 배신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런데 다소 황당한 것은 야당이 이렇듯 일제히 비난하는 신한국당 '돈경선'의 구체적 실체가 없다는 점이다.자민련은'대의원 매표'를 비판했지만 실은 아직 대의원이 뽑히지도 않았다.국민회의도 막연히 돈선거라고만 했지 증거를 든 것은 없다.지금까지는“여당 경선주자 몇몇이 지구당을 방문할때 1백만원 정도의 격려금을 줬다더라”는게 소문의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국당은 야당의 드센 야유에 반박한마디 못하고 일방적으로 얻어맞고만 있다.이유는 간단하다.청와대가'돈경선'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7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과거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모두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또 이날 청와대 관계자들은 일제히 신한국당 경선 혼탁을 훈계하는 발언을 했다.

덕분에 신한국당 경선은 시작도 하기 전에 돈선거의 낙인이 찍혀버렸다.당 일각에선“도대체 청와대비서실이 뭐하는 거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신한국당의 한 경선주자는“다른 경선후보들이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돈경선 분위기가 아니다”며“뭔가 오해가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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