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한달 수입 5400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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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수입 5400원에 지출은 5800여만원. 지난 5월 1일 개장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한달 손익계산서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광장을 연 뒤 이날까지 사용료를 받은 경우는 단 한건에 불과했다. 유기농산물 유통업체인 ㈜녹색세상이 지난 4~5일 '유기농 데이'를 열면서 2일치 5400원을 납부한 게 전부다. 장난감 총.칼을 가져오면 배추 등의 유기농산품으로 바꿔주는 행사로 서울광장 30㎡를 사용했다.

사용료 징수액이 이처럼 적은 것은 대부분의 행사가 서울시나 공익단체 등의 주최로 열렸기 때문이다. 서울광장 이용에 관한 조례에는 광장 사용료를 ㎡당 한시간에 10원씩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주관하는 행사와 문화예술 진흥 등 공익 목적을 위해 열리는 행사에 대해선 사용료를 면제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죽은 잔디를 다시 심는 데 4000만원, 잔디 관리인 7명의 한달 인건비로 864만원을 썼다. 여기에 분수 가동비 780만원, 약품 및 비료값 200만원 등을 합하면 총 지출 규모는 5800여만원에 달한다. 지출이 수입에 비해 1만배가 넘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5월에 하이서울 페스티벌 등 대형 행사를 많이 열다 보니 잔디가 많이 손상돼 광장 유지.관리비도 많이 들었다"고 설명하고 "시민들이 도심 속 잔디를 밟으며 누리는 무형의 가치를 생각하면 단순한 손익계산은 무의미한 만큼 사용료를 더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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