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윈터스쿨'이 학원비리 수사단서 - 작가는 전직 논술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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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학원강사 생활을 했던 교사출신이 쓴 소설 한편이 입시학원의 탈세와 고액과외등을 파헤치는 계기가 됐다.작가 이석범(42)씨의 최근작'윈터스쿨'이 그것이다.

이 소설에는 입시학원에서 빚어지는 각종 부조리가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바로 작가 李씨가 전교조 운동 경력으로 해직된 이후 8년동안 몸담았던 입시학원 국어.논술 강사시절의 체험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이다.

이번 수사의 착수단계에서부터 실무 역할을 도맡아온 서울지검 특수2부 성영훈(成永薰)검사는 올해초 동료검사의 권유로'윈터스쿨'을 읽었다.成검사는 이 책을 읽으면서'학원 비리를 철저히 파헤쳐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成검사의 아이디어는 특수2부 안대희(安大熙)부장검사의 생각과 일치했다.

安부장은 저질탄사건.시내버스 요금비리등 공직자 부정및 뇌물사건의 특수수사 분야 1인자.그는 오랜 수사경험으로“우리 사회 음성자금의 최후 귀착지는 다름아닌 과외비”란 지론을 갖고 있던 터였다.이들은 치밀한 준비단계를 거쳐 4월초 수사에 착수했다.

준비단계에서 모든 검사와 수사관들이'윈터스쿨'을 읽고 학원비리의 유형을 파악했음은 물론이다.

'윈터스쿨'에는 강의보다 수입 올리기에 혈안인 강사들,자식의 진학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돈도 아까워하지 않는 강남의 졸부들,강사들간의 이권다툼,학원 운영권을 둘러싼 암투등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 없는 문제점과 비리들이 낱낱이 묘사돼 있다.

수사진은'윈터스쿨'을 읽으면서 상상외로 심각한 학원비리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수사방향을 잡게 됐다고 말할 정도다. 예영준 기자

<사진설명>

작가 이석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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