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공용 감귤 판매 격감 - 오렌지 농축액 수입으로 경쟁력 잃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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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크기나 겉모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가공용 감귤이 계륵(鷄肋)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낮은 가격으로 팔려고 해도 오렌지 농축액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수매업체들이 가공용 감귤 구매에 난색을 보이는데다 그냥 폐기처분하려 해도 아깝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90년 이후 가공용으로 판매된 감귤은 한때 13만6천(92년)에 이르기도 했으나 지난해에는 1만1천7백에 그칠 정도로 매년 줄고 있다.수매가격도 ㎏당 3백74원(90년)까지 받기도 했으나 94년 이후 3년동안 2백20원으로 동결되고 있다. 〈표 참조〉 그나마 올들어서도 롯데.해태.일화등 음료업체들이 가공용 감귤 수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감귤농가와 생산자단체.음료업체들이 참석한 가공용 감귤 수매협의회에서 음료업체들은“음료시장 다변화로 오렌지주스 시장이 불투명한데다 재고량이 있어 수매량을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무산됐다.

음료업체들이 가공용 감귤 수매에 소극적인 것은 재고량도 문제지만 오는 7월부터 오렌지 농축액 수입이 자유화되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수매량에 따라 오렌지 농축액 수입량을 쿼터로 배정받았으나 7월부터는 양에 상관없이 수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따라 감귤농가들은 상품성을 높여 불량 감귤 생산량을 최소화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특히 올해부터는'감귤 생산조정및 유통에 관한 조례'에 의해 품질검사를 받지 않으면 시장에 출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불량감귤을 처리할 판매망이 차단된 셈이다.제주도 관계자는“오렌지 농축액 수입개방으로 가공용 감귤은 가격경쟁력을 잃게 됐다”며“불량감귤을 낮은 가격으로나마 팔던 시대는 이미 지난 만큼 품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고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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