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이 30일 소비자파산선고를 내림으로써 우리나라도'소비자파산시대'에 돌입했다.이에 따라 금융권과 유통업계등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거품경제가 사라진 80년대 후반부터 채무자 스스로가 신청하는'자기파산'이 급증하기 시작,95년 4만3천여건에 이어 지난해엔 6만건을 돌파했고 이중 90%이상이 소비자파산이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또 미국은 지난해 소비자파산이 1백만건을 돌파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우리사회도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고 신용대출이 늘면서 과소비 경향이 두드러져'소비자파산'은 이미 예견됐었다”고 지적한다.카드를 이용해 자신도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물품을 구매하고 카드빚을 진뒤 빚을 갚기 위해 또다시 카드빚을 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 소비자파산의 전형적인 형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은행카드 장기 연체금액이 9천2백여억원이었고 백화점카드 역시 연체금이 53억원에 이르는등 카드로 인한 빚 규모가 결코 가벼운 상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나'소비자파산'위험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법원에 金모(27.여)씨가“신혼여행 출발 직전 친구에게 신용카드를 맡겼으나 그 친구가 7백여만원의 카드빚을 내 이를 갚을 길이 없다”며 파산선고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날 파산선고 주심판사인 정준영(鄭晙永)판사는“소비자파산제도는 감당할 수없는 빚 때문에 근로의욕을 상실시키고 더욱 낭비.향락적인 생활이나 자살에 이르는 소비자들을 구제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의 유일한 제도”라고 밝혔다.한편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제도의 악용 또는 남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