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사회환원운동 한보비리 여파속 조용히 전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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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보및 김현철(金賢哲)씨 비리 회오리속에 유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말고 사회에 환원하자는 운동이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유산사회환원운동의 진원지는 5명의 실업인. 서울대 손봉호(孫鳳鎬.사회교육학)교수의 제안으로 기독실업인협회 김경래(金景來.69)부회장등 5명이 84년'자신과의 서약서'를 썼다.

무홍보.무조직.무회비.무사업.무강령의 5무(無)원칙아래'서약엽서'를 통해 알음알음으로 확대해온 회원은 올들어 특히 많이 늘어 현재까지 모두 3백20명.참여 요건은 유산의 80% 이상을 복지재단이나 장학재단에 기증하고 유산 처리계획을 기록한 유서를 해마다 새로 작성해 품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다.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의 경우 열살도 안된 손자에게 10억원대의 집을 사주고 30대 아들에게 대기업 총수자리를 물려주는등 재산에 집착하다 자신과 가족은 물론 나라까지 망친 것 아닙니까.” 최근에'서약엽서'를 쓴 한 기업인은“사회에도 이바지하고 자식교육에도 효과적이며 스스로 남은 여생에 대해서도 진지해져 1석3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참가자는 중소기업인이 60%로 가장 많고 나머지는 의사.변호사.교수등이며 평균연령은 60세. 이들은 순수한 운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이나 회합을 갖지 않는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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