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위한 TV프로그램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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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따라서 노인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그런데도 방송 프로그램에서 노인관련 프로그램을 찾기란 쉽지 않다.현재 방송중인 노인프로는 30분짜리'젊은 인생'(SBS 토요일 오전6시10분) 딱 하나다.

경실련 방송모니터회는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노인들을 방송마저 외면하고 있고 그나마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노인들의 모습도 많이 왜곡돼 있다고 진단한다.

노인들의 모습을 부각해 중장년층의 화제를 모으는'정때문에'(KBS1)도 이런 사정은 마찬가지다.

항상 순종적이고 인내하며 사는 어머니(정혜선 분)는 21세기를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 젊은이들의 의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 드라마에 첩으로 등장,온갖 소동을 일으키는 옥봉(강부자 분)이 어렵게 취직한 사업장에서 실수를 연발하고 건망증으로 빨래를 태워 질책당하는 모습등은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의 욕구를 축소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SBS'행복은 우리 가슴에'의 신세대 할머니(김영옥 분)도 당당함이 지나쳐 웃음거리 트러블 메이커로 부각되고 그런 모습들이 노인들의 이미지를 희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꿈의 궁전'의 지배인(이순재 분)은 지위나 명예를 떠나 건강하게 일하는 노년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노인들에게 사회활동에 대한 희망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함께 노인프로'젊은 인생'도 노익장을 과시하는 삶을 소개하는'젊게 삽시다'코너를 제외하면 춤과 노래등 단순한 장기자랑에 그치고 있어 다양한 코너개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형모 기자

<사진설명>

현재 방송되는 유일한 노인관련 프로그램 SBS'젊은 인생'의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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