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동아시아대회결산>下. 수영, 육상약진 일본엔 역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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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달성하지 못한 절반의 목표가 더욱 아프게 느껴지는 것이 부산 동아시아경기대회였다.특히 이번 대회는 기본종목인 육상과 수영을 강화시키지 않고서는 극동무대에서도 스포츠 강국으로 남기 어렵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확인시켰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태권도.레슬링.유도등 투기종목과 정구등 전략종목에서 맹위를 떨치며 금메달 45개를 차지했다.당초목표였던 금메달 40개보다 5개나 초과달성했다.

그러나 종합순위에서는 여전히 3위에 그쳤다.

이같이 금메달을 목표보다 많이 따고도 순위에서 밀리게 된 것은 일본이 메달의 보고인 수영.육상에서 대약진을 보였기 때문.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수영에서만 무려 21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육상에서도 16개를 따내 두 종목에서 37개의 금메달을 가져갔다.육상 6개,수영 4개에 그쳤던 지난 93년 상하이대회와 비교해 27개나 늘었다.

반면 한국은 육상에서 금메달 4개,수영에서 불과 2개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이 두종목만으로 계산한다면 8개의 금메달을 딴 카자흐스탄에도 뒤진다.

물론 일본의 성공은 중국의 2진급 선수 파견이라는 반사이익에서 비롯됐다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금메달의 보고인 육상.수영을 버려둔채 투기와 구기만으로 나서는 한국 스포츠의 한계를 다시한번 실감케 해줬을 뿐이다.한국은 수영.육상 두 종목에서 은메달도 불과 10개에 불과해 취약한 기반을 그대로 드러냈다.

투기의 경우 이미 복싱이 몰락했고,전가의 보도인 태권도까지 대만등 외국세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라 언제까지 강호로 남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또 투기는 항상 상대적이므로 전적예상도 불확실하고 주먹구구식이 되기쉽다.비용은 많이 들고 성과는 적지만 기본종목의 차분한 육성없이는 국제무대에서 한국 스포츠가 강호로 남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산=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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