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돈 더있다고 검찰 확신 - 김현철씨 계좌 압수수색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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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검찰이 20일 김현철(金賢哲)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그의 비자금 조성수법이'월정액 상납식'으로 드러난데다 조성시기도 93년 4월부터 96년 12월까지 장기간이어서 여죄의 개연성이 높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특히 비자금 조성시기는 문민정부가 출범한지 두달이 채 안된 때로부터 한보 부도직전까지 사실상 문민정부 전기간에 걸쳐 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서슬퍼런 사정(司正)작업으로 정.재계가 크게 위축됐던 94년초 현철씨가 한달에 거둬들인 돈이 무려 1억7천만원에 이른다.물론 수사진행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현철씨 구속영장에 첨부된 금품수수 내역에 따르면 현철씨가 김덕영(金德永)두양그룹 회장,이성호(李晟豪)전대호건설사장등 기업인 6명으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65억5천만원.이중 대동주택 곽인환(郭仁煥)회장이 건넨 10억원을 포함한 13억원을 제외하곤 모두 월급조로 90차례에 걸쳐 현철씨에게 전달됐다.

金씨는 金대통령 취임직후인 93년 3월 한 경복고 선배를 통해 활동비를 지원해줄 기업인들을 물색한뒤 같은해 4월부터 월정금을 상납받기 시작했다.고위 공직자들이 각종 비리와 관련,잇따라 사법처리되던 94년 1월 현철씨는 김덕영회장으로부터 6천만원,이성호씨로부터 5천만원,신영환(申泳煥)신성그룹 회장으로부터 6천만원을 받는등 모두 1억7천만원을 받았다.

한솔그룹 조동만(趙東晩)부사장은 94년 6월부터 96년 12월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월 5천만원을 현철씨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이성호씨도 26개월동안 매월 5천만원을 현철씨의 광화문 사무실에서 건넸으며 95년 11월에는 현철씨의 돈세탁 부탁을 받고 2억여원을 보태줬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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