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호주 베스트셀러작가 로드니 홀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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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현재 호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로드니 홀(61.사진)이 내년 서울에서 열릴 호주문학축제 행사준비차 최근 내한했다.호주.한국간 문화교류단체인 호.한재단 이사이기도 한 홀은“최근들어 한국문학과 문화에 대한 호주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몇년전 서울에서 호주작가 콜린 매컬로 원작의'가시나무 새'가 소개돼 화제가 됐다.이에 앞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패트릭 화이트의'인간의 나무'가 번역출판되기도 했지만 우리 독자들에게 호주문학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호주문학은 영어로 쓰이는 덕분에 우선 영.미권에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패트릭 화이트가 얼마전 작고했지만 그의 소설들은 여전히 뉴욕 출판시장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또한 콜린 매컬로.데이비드 말루스등 적어도 10여명은 세계 정상급 작가로 영.미권 밖에서도 존경과 인기를 누리고 있다.적은 인구에 비해 호주는 어떤 의미에서'문학대국'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호주작가들이 천착하는 문제는 주로 어떤 것들인가.“호주의 과거사다.호주라는 신대륙이 이주민들에 의해 어떻게 정복되고 가꾸어져 오늘에 왔는가를 생생히 재현해내는 작업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어떤 점에서 미국의 서부개척사를 연상케 하지만 낭만주의 경향이 짙은 미국문학에 비해 훨씬 리얼하다.” -호주문학의 시계바늘은 계속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80년대는 식민지시대를 주제로한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더니 당신의 최근작'마음의 섬(The Island in the Mind)'은 더 올라가 17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7세기는 호주문명의 출발점이다.17세기 이민,18세기 영국의 유배식민지와 지난 세기 골드러시붐을 겪으며 호주는 막강한 부와 국력을 쌓아올렸다.이제 호주가 21세기 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 문화의 근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3백년이라는 세월은 한 민족의 역사를 냉정한 시각에서 관망하기에 필요한 시간이며 역사의 재조명은 다음 세기로 넘어가기 전에 문학이 총체적으로 다뤄야 할 중요한 과제다.” -내년 8월 서울에서 열릴 호주문학축제는 어떤 것인가.“호.한재단은 한국과 호주간 문화교류가 옷과 음식같은 피상적 단계에서 언어를 통한 상호이해라는 성숙한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이 행사는 양국의 중견급 작가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첫 문학축제다.여기에는'피아노'와'샤인'같이 문학을 토대로 한 호주영화들도 소개될 예정이다.” 최성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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