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앙은행 위상 이번엔 결론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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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한국당과 정부간의 고위 당정회의에서 연기할 것처럼 보였던 중앙은행독립과 금융감독체계개편을 중심으로 한 금융개혁이 다시 추진되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금융개혁위원회가 예정대로 검토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경제부총리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으로 보아 이번에는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금융감독체계와 관련해 그동안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해오던 한국은행이 감독기능의 일부를 분리하는 금개위안을 수용하겠다고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차제에 재정경제원도 금개위안을 반대만 하지말고 대안을 제시하고 최선의 방안을 한은과 합동회의를 통해 조율함으로써 건설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지금은 정치일정이나 정권의 임기와는 별도로 21세기 한국경제에 적합한 금융개혁안 마련에 전사회가 동참해야 할 때다.중앙은행을 제대로 자리매김하자는 뜻은 재경원이 휘두르던 권력을 한국은행에 넘겨주자는 것이 아니다.재경원과 한은은 구태의연한 밥그릇싸움 발상을 바꿔야 한다.세계화와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폐쇄경제에서와는 달리 통화가치의 안정이 치명적으로 중요해졌다는 새로운 상황때문에 중앙은행의 본래 역할을 강조하자는 것이다.새롭게 태어날 중앙은행은 시중은행과 금융시장에 대한 파수꾼이 돼야지 시장에 개입하는 검은손이 돼선 안된다.이런 점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어디에서 최종 책임을 져야 할 것인지 잘 검토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왜 시중은행이 재경원보다 한은을 경원하는지 겸허하게 반성하고 스스로의 모습을 추슬러야 국민이 왜 중앙은행의 새로운 위상이 필요한지 납득할 것이다.중앙은행의 독립은 노조주장으로 될 일이 아니다.그보다는 훨씬 엄중한 준비와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다.

재경원,특히 옛 재무부출신 금융사이드의 관리도 이제는 발상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금융전문가가 되려면 이제는 중앙은행이나 시중은행에서 현장경험을 익힐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청와대에서도 금융개혁을 연기하지 않겠다고 하니 이번에 중앙은행문제는 결론이 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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