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발행 할인점 늘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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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할인점업계에 난데없는 상품권 판매전이 불붙고 있다.까르푸(사진)가 지난해 9월 국내 할인점업계 최초로 상품권 발행에 들어간데 이어 킴스클럽.E마트가 계열백화점 상품권을 받아주기 시작했는가 하면 최근에는 마크로까지 상품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마트 일산점의 경우 상품권 판촉으로 올 1~4월 매출액중 상품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6.2%로 이미 신세계백화점 수준을 넘어섰다.

또 까르푸와 킴스클럽도 매월 매출액의 2% 전후를 상품권 매출이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버이날.스승의날 등이 있는 5월 들어서는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상품권매출이 하루 평균매출액의 10%를 점할 정도다.

상품권 한장당 순수 제작비가 6백~9백원 정도 되고,판촉.관리비까지 포함할 경우 액면가의 3~4%까지 비용이 들어간다.장당 40~50원 정도에 불과한 비닐포장지를 고객에게 무료제공하는 것도 비용증가 요인이라며 울상짓는'짠돌이' 할인점업계가 이같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상품권매출 경쟁에 나선 것은 그만큼 실속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상품권을 사간뒤 실제로 상품으로 바꿔갈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4개월 정도 되기 때문에 상품권을 발행하는데 드는 비용이 액면가의 3~4%쯤 들어간다 해도 상품권매출액을 그냥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연리 11.5%)수익만 올려도 남는 장사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프랑스.미국등 선진국의 경우 금리가 4~5% 수준이어서 발행돼 나간 상품권이 돌아오는 기간이 1년이상은 돼야 발행비용이 빠진다.때문에 까르푸나 마크로등 외국계 할인점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는 상품권을 발행하지 않는다.

국내 대형백화점의 경우 명절이나 어버이날.스승의날등 선물수요가 많은 시즌에는 상품권을 통한 매출이 총매출의 10%선을 넘고 있는 것도 할인점업계가 상품권 발행 경쟁에 나서는 원인이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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