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매각의뢰 부동산 작년보다 82%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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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기업 부도가 속출하면서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담보물건을 팔려고 내놓고 있다.

14일 재정경제원과 성업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은행들이 성업공사에 팔아달라고 의뢰한 부동산은 모두 9천9백69억3천3백만원어치(감정평가액 기준)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82%나 증가했다.

이중 은행들이 6개월이상 대출금을 안갚아 매각을 의뢰한 부동산은 8천79억5천만원으로 1백10% 증가했으며,법원경매에서 팔리지 않아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비업무용 부동산은 1천8백89억8천3백만원으로 16.3% 늘어났다.

매각의뢰 부동산이 이렇게 급증하는 것은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대출금을 오래 못갚거나 도산하자,은행들이 대출채권 회수를 위해 담보부동산을 팔려고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은행들은 앞으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할 것을 우려,담보가치가 더 떨어지기전에 보유부동산의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을 종류별로 보면 공장시설은 3천4백50억6백만원으로 79.8% 증가했으며 토지는 4천5백8억8천2백만원으로 무려 4백73.3%나 폭증했다.

반면 주택.상가.사무실등은 지난해 동기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는데,이는 규모가 작은 부동산의 경우 은행들이 자체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재경원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들의 자구(自救)노력이 촉진되면서 부동산매물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은행들은 향후 부동산가격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통해 담보물건의 확보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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