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동안 전통무용 한길만을 걸오온 '호남살풀이 춤'의 최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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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몸이 허락하는 한 민족의 혼을 담은 춤을 계속 추고 싶습니다.” 50여년동안 전통무용의 한길만을 걸어온'호남살풀이 춤'의 최선(崔善.62)씨가 2년만에 제자들과 함께 대규모 공연무대를 마련한다.14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펼쳐질 이번 공연은 崔씨의 전북무형문화재 지정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 崔씨가 춤을 처음 시작한 것은 9세때인 45년이다.실습나온 사범학교 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崔씨에게서'끼'를 발견하고 학예발표회에서 율동을 하도록 권했던 것이다.타고난 기질이 엿보였던 崔씨는 같은 해 전국민속발표회에서 입상하는등 두각을 나타냈다.

춤추는 것이 좋았지만 배고픈 시절이었고 더욱이 춤은 기방에서 기생들이나 추는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남자아이가 춤을 배우기란 쉽지 않았다.부모의 반대로 몰래 춤을 배우다가 초등학교 5학년때 당시 호남지역 최고 무용가였던 金미화(여.작고)씨 문하에 들어가 전통무용에 대해 체계적으로 사사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춤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로 춤판을 떠나려고 마음먹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춤에 대한 사랑'이 그를 잡아두었다.

부르튼 발바닥과 빠진 발톱에 붕대를 동여매고 연습을 계속할 정도로 독한 면모를 보여줬던 崔씨는 84년 개천예술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등 각종 무용제에서 호평을 받았고 지난해에는'호남살풀이 춤'으로 전북무형문화재 15호로 지정됐다.특히 崔씨의'호남살풀이 춤'은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춤사위가 인상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오전6시면 어김없이 자택 3층의 연습실에서 춤에 몰두하는 崔씨는“나이가 들수록 춤에 대한 열정이 더해간다”고 말한다.한편 이날 공연에는 채상묵(성균관대강사),임이조(영남대강사)씨등 중견예술인과 대학무용단이 대거 참여해 화관무.한량무.장구춤.부채춤등을 통해 대가의 예술혼을 기릴 예정이다. 전주=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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