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쩌민 주석 萬人합창단 홍콩반환기념식서 지휘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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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의 장쩌민(江澤民.사진)주석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방문기간 엘비스 프레슬리의'러브 미 텐더'와 카펜터스의'톱 오브 더 월드'등 미국 팝송을 멋지게 불러 중국-필리핀 정상간의 파티를 즐겁게 했다.

지난달말 러시아 방문기간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평소 흠모해왔던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생가를 찾아 문학적 향기에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젠 홍콩반환을 맞아 합창단의 지휘봉까지 잡게 됐다고 홍콩의 명보(明報)가 최근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江주석은 홍콩반환을 기리기 위해 중국이 계획하고 있는 각종 대형 경축활동중 첫번째로 오는 20일을 전후,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될'만인대합창'에서 합창을 이끄는 지휘자로 무대에 선다.

만인대합창은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와 공청단(共靑團)이 공동 주관하는 행사로 노동자.농민.군인.학생.상인등 각계 각층에서 약 1만명이 참석한다.

江주석을 비롯,중국 지도층이 대거 참석하는 탓에 보안을 위해 학생들의 경우엔 베이징대등 명문 8개 대학에서 사상성이 투철한 1백명씩이 선발됐다.

만인대합창은'우리의 조국'과 같은 홍콩반환을 경축하고 애국을 강조하는 노래들이 주류를 이루며 각계 각층의 대표들이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는 대신 별도의 관중은 없다.

江주석은 이들 합창중 마지막 대단원을 장식하는 합창으로 1만명의 참석자 전원이 부르게 될'단결은 곧 힘이다(團結就是力量)'를 직접 지휘,정치적 지도자로서 뿐만 아니라 합창단 지휘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명보는 이같은 행사의 기원은 문화혁명 말기에 성행했던 모범극,또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시.사(詩.詞)를 주제로 했던 각종 시낭독.합창행사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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