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씨 김현철씨 돈 70억 관리 - 大選자금 빼돌린듯 드러난 비자금 12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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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현철(金賢哲)씨 비리를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沈在淪검사장)는 11일 현철씨가 한솔그룹 조동만(趙東晩)부사장에게 맡겨놓은 50억원 외에 이성호(李晟豪.사진)전 대호건설 사장에게도 70여억원을 맡겨 증식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날 미국에서 귀국한 李 씨를 철야 조사한 결과 이같은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철씨가 기업등에 맡겨 관리해온 비자금 규모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1백20억원을 넘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李씨는 검찰에서“최근 몇년 동안 현철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70여억원을 받아 돈세탁 과정을 거쳐 금융기관에 예치해 뒀으며 자세한 자금운용 상황은 회사 실무자들이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기사 3,23면> 李씨는 또 94년 12월 자본금 10억원으로 ㈜동보스테인레스를 설립한뒤 현철씨의 도움으로 포항제철로부터 대전 이남지역 스테인레스강(鋼)독점판매권을 따낸 사실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철씨가 李씨에게 맡긴 돈이 92년 대선 당시 김영삼(金泳三)후보의 외곽 선거운동조직인'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운영자금중 일부를 현철씨와 당시 사무국장 박태중(朴泰重)씨가 빼돌린 것인지,새정부 출범이후 이권개입등으로 챙긴 돈인지를 추적중이다.이를 위해 검찰은 이날밤 백창현(白昌鉉)전 나사본 총무부장등을 소환조사했다.검찰은 또 李씨를 상대로▶현철씨의 비자금 조성 경위와 규모▶현철씨 가.차명 계좌 예금의 출처와 돈세탁 과정▶대선자금 잔여금 관리 여부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앞서 李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출발,일본 오사카(大阪)를 거쳐 이날 낮12시40분쯤 일본항공 961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李씨는 공항에서 기다리던 검찰 수사관과 동행,모처에서 가족.친지들을 만난뒤 자진출두 형식으로 이날 오후4시10분쯤 대검 청사로 소환됐다.李씨는 한보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이던 2월4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었다. 정철근.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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