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MB 첫해 공기업 감사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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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감사원은 모두 176건을 감사했으며 이 중 102건(57.9%)이 공공기관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감사원이 작성한 ‘감사원 실지감사 현황’ 자료에 따른 것이다. 공공기관이란 한국전력·석탄공사 같은 정부투자기관과 정부 부처를 말한다.

예년의 경우 총 감사건수 중 공공기관에 대한 운영감사는 2005년 72건 중 10건, 2006년 69건 중 15건, 2007년 139건 중 34건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해 실시된 기관운영 감사의 피감기관(102건) 가운데 70% 이상이 공기업이었다”며 “정권이 교체된 데다 정권 첫해가 사실상 공기업 개혁의 적기이기 때문에 공기업 감사 건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감사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도 있다.

김영호 감사원 공보관은 “예년엔 시스템 감사에 주력한 데다 여러 기관을 묶어 감사를 벌인 까닭에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그러나 지난해엔 감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개별 기관별로 감사를 벌였기 때문에 수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정한 문제를 정해 집중적으로 감사를 벌이는 특정과제 감사는 56건(31.8%)이었다. 지난해 이뤄진 주요 특정과제 감사엔 ▶중소기업 지원 제도 운영 실태 ▶공장 설립 관련 규제 집행 실태 등 상당수가 경제 살리기와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 ▶한국정보사회진흥원·게임물등급위원회 등 준정부기관(정부출연기관) 임직원 관련 비리 점검 ▶전환기 고위 공직자 비리점검 등 공직기강 분야도 10건 포함됐다.

반면 각 기관이 당초 계획했던 목표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점검하는 성과감사는 12건(6.8%), 예산집행 등이 제대로 됐는지를 따지는 재무감사는 6건(3.4%)이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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