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일본 내수용 차 포스코 제품 사용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올봄부터 포스코의 강재를 사용한다. 일본에서 기술을 도입해 세계적인 철강회사로 성장한 포스코의 제품이 일본 최고 기업에 공급되는 것은 1968년 창업한 포스코의 40년 숙원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요타는 태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개발도상국 판매용 차량에는 이미 포스코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내수용 자동차 생산에 투입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도요타가 제품 시험을 통해 포스코 강재가 일본 제품과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일단 국내에선 차체의 안쪽 부분에 들어가는 재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올 연말에는 북미에서도 포스코 제품의 사용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가 멕시코에서 건설 중인 철강제품 가공공장이 연내 완공되면 북미 생산 자동차에는 이곳의 강재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최고 자동차 회사가 포스코 제품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비용을 줄이고, 구매처를 다변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지난해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강재 가격이 30%가량 오르자 도요타는 강재 구입 원가를 t 당 2만 엔씩 올려줘야 했다. 품질을 이유로 일본 국내 제품만 사용한 결과 신일본제철 등 일본 업체들의 요구를 고스란히 들어줘야 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원재료 구입 비용이 3000억 엔이나 늘면서 도요타는 창업 이래 최대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원인이 됐다.

이 같은 사정으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퉈 포스코 제품을 찾고 있다. 포스코 제품의 품질이 뛰어나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일본 주요 철강회사의 제품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