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입장수입 왜 양보했나 - FIFA, 몫커진 중계권료 눈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입장수입을 한국과 일본이 각자 갖기로 함에 따라 공동개최임에도 순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4개국이 52경기를 치른 94년 미국월드컵의 입장수입이 2억5천만달러였으므로 32개국이 64게임을 치르는 2002년 월드컵의 입장수입은 최소한 3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방식이 똑같이 반반씩 나누는 게 아니고 자국내 경기수입을 각자 갖는 것이기 때문에 입장료.입장객 수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한국의 몫도 1억5천만달러 수준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02년 월드컵 TV중계권료가 98년 프랑스월드컵(1억6천8백만달러)의 5배가 넘는 10억달러에다 광고.휘장사업수입까지 합친 총수입에서 개최국 몫을 나눠 받으면 당초 한국개발연구원이 예상한 순수익 3백억원은 넘을 것이란 계산도 가능하다.국제축구연맹(FIFA)이 입장수입 전부를 개최국인 한.일 양국에 주기로 한 것은 덩치가 더 큰 TV중계권료와 광고수입에 대한 지분을 더 많이 따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FIFA는 94미국월드컵까지 입장권 수입의 30%만 개최국에 줬으나 98프랑스월드컵때는 입장권수입 전액을 프랑스에 주는 대신 개최국 운영경비를 대회총수입(입장수입권.TV중계권.광고수입.휘장사업수입)의 9%에서 6.5%로 줄인바 있다.따라서 TV중계권료가 10억달러로 커진 이상 앞으로 총수입에서 개최국 몫을 줄이려는 FIFA와 더 많이 따내려는 한.일 양국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한편 제프 블라터 FIFA 사무총장이 북한에서 경기가 개최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평양에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능라도 경기장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FIFA가 유연성을 보일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해 일부 경기의 북한 개최 가능성도 커졌다.이 문제는 앞으로 ▶남북의 정치상황에 따라▶또 많은 협상을 거쳐야 하지만 일단 '불가'입장을 보였던 FIFA가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손장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