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의명과암>中. 인터뷰 - 히사미즈 히로유키 전흥업은행 상무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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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국은 일본의 금융'빅뱅'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서두를 것 없이 일본의 문제점을 파악한 다음 현실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본 흥업은행 상무를 지낸뒤 지금은 경제평론가로 활약중인 히사미즈 히로유키(久水宏之.66.사진)의 조언이다.다음은 일문일답. -본격적인 경제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버블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다.금융회사들이 안고 있는 막대한 불량채권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금융기관 수가 너무 많다.이를 통합하고 슬림화하는 재편성이 시급하다.불량채권 처리와 금융개혁을 분리해 놓고 장기간에 걸쳐 불량채권을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일본판'빅뱅'에 대한 평가는.“현재 진행중인 금융개혁은 막부(幕府)말의 메이지(明治)유신이나 패전후'제로'에서 출발했던 정치.사회개혁에 필적할 만큼 급격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정치나 행정이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빅뱅'을 성공시키기 위한 국민적인 긴장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건설업의 회복은 가능한가.“일본의 건설업은 정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따라서 건설업을 회복시키려면 금융개혁과 맞먹는 정치의'빅뱅'이 있어야 한다.일본은 지금까지 불황이 닥치면 케인스식 처방에 의존해 왔다.불황이 오면 공공사업을 늘려 고용을 촉진함으로써 경기를 회복시킨다는 등식인데 이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이 크다.토지정책에도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의 경제정책 입안자들에게 조언 한마디.“경제정책의 기본은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특히 정보통신.유통.물류분야의 규제를 하루빨리 풀어야 한다.또 해외로부터의 투자까지 포함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변화를 두려워 말라고 말하고 싶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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