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80% “해외 환경 규제로 수출 어려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해외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8곳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17일까지 116개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외환경규제 대응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응답기업의 83%가 유럽·중국 등의 환경규제가 ‘수출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유럽연합(EU)은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를 통해 EU 내에서 연간 1t 이상 제조·수입되는 모든 화학물질은 유해성을 평가한 뒤 등록·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도 전자정보제품오염방지관리법(RoHS)을 통해 전자·정보제품 내에 납·수은·카드뮴 등 6대 유해물질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설문에 응답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이 규정을 준수하면서 수출하기 위해서는 고가설비를 이용해 유해물질 성분을 측정해야 하는데 필요한 분석비용이 기존의 6∼8배로 과다하게 들어간다”고 말했다.

환경 관련 국제인증마크를 획득하는 데 감당하기엔 벅찬 비용이 들어간다고 호소하는 중소기업도 많았다. 안경테를 제작하는 A중소기업은 테 하나 인증을 받는 데 300만원가량 필요했다. 설문에 응답한 중소기업 가운데 56%가 ‘환경 관련 자금지원 확대’가 가장 절실하다고 답했다.

해외 환경규제에 대한 정보도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EU와 중국 등의 무역과 연계한 환경규제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알고는 있으나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는 대답이 60.3%로 가장 많았다. ‘잘 알고 있다’는 대답은 28.4%에 그쳤다.

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