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너마저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연초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청약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분양권 전매 제한 등의 규제가 많이 풀렸지만 인기 지역에서 나온 단지도 청약률이 바닥을 헤맨다. 규제완화 기대감에 서울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결제원은 8일 “용인지방공사가 광교신도시에서 7일까지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이던하우스 아파트 676가구(111~114㎡)에 절반 정도인 343명이 청약했다”고 밝혔다. 111㎡는 287가구 모집에 77명이 응해 청약률이 30%에도 못 미쳤다. 앞서 6일 한일건설이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1순위 접수를 받은 한일유앤아이(103~105㎡ 74가구)는 청약자가 2명에 그쳤다.

이들 단지는 올 들어 서울과 수도권에서 처음 분양된 아파트여서 새해 분양시장의 가늠자로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던하우스는 지난해 10월 첫 분양(참누리아파트) 당시 1순위에서 최고 273대1의 경쟁률을 보였던 광교신도시에 들어서고, 분양가도 참누리보다 3.3㎡당 80만원 정도 싼 1200만원 선이어서 관심이 높았다. 견본주택 문을 연 3일에만 5000여 명이 다녀갔다.

청약률이 낮은 건 경제 침체로 실수요자들조차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좋은 조건의 미분양 물량이 많아 주택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을 꺼리는 데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어 실수요자라도 쉽게 청약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경기침체, 건설업체 구조조정 등에 따른 불안감이 커 적어도 상반기 중에는 청약심리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예상했다.

황정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