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선물시장 개장 1주년-증권사들 투기성거래 치중 걸음마 단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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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파생금융상품 시장으로는 국내에서 처음 문을 연 주가지수선물 시장이 3일로 1주년을 맞는다.

지난 1년 동안 주가지수선물 시장은 양적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으나 질적으로는 아직 걸음마단계에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개설 초기 하루평균 3천여건에 머물던 거래량이 지난달에는 5천~6천여건으로 늘어났고 거래대금도 초기의 1천2백억원에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지난 1년간의 하루평균 거래금액은 1천7백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평균 주식대금 5천38억원의 35%에 달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런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장이 이런 성장을 보인 것은 증시침체가 지속되면서 선물시장이 위험회피(헤징)보다 현물주식과 마찬가지로 차익을 따먹는 투기수단으로 크게 유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영이 어려운 중형 증권사들의 선물시장 투자가 다른 곳보다 더욱 활발하다.지난 1년간의 약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서울증권이 17.52%의 점유율을 기록해 대우.LG.동서.대신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개설 이후 올 4월까지 시장참가자별 매매비중을 봐도 증권사가 75.4%로 가장 높고 개인도 17.8%로 높았다.

외국인(2.6%),은행.보험.투신(각 1.1%),일반법인(0.7%),기타기관(0.2%)은 비중이 낮았다.

이처럼 증권사 이외 기관투자가들의 매매비중이 저조한 이유로는 회계처리상의 난점,경영층의 인식부족등이 꼽히고 있다.

고도의 금융기법을 필요로 하는 파생금융상품 거래에 국내 금융기관들이 미숙함과 거래제도상의 미비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선물시장이 지나치게 투기부문에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차액거래등에 대한 전문성 부족도 개선과제로 꼽히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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