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국번 지역파괴 - 네자리수 교체따라 거주지 관계없이 부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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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최근 전화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서울지역 전화국번도 기존의 세자리와 다른 3×××로 시작하는 네자리가 많이 눈에 띈다.

내년8월부터는 단계적으로 서울지역의 전화국번이 이처럼 네자릿수로 바뀐다. 〈본지 4월29일자 21면 보도〉 한국통신에 따르면 92년4월 서울지역 국번호용량이 거의 다 차면서 네자리번호로 확장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당시 다른 국번호는 동이 났으나 3××만 23개 번호가 남아있어 한국통신은 이 23개 번호의 끝에 한자릿수를 더해 3××N(N은 0~9)이라는 네자리 번호를 만들었다.이에따라 추가된 국번은 2백30개. 한국통신은 94년부터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네자리 국번호를 발부하면서 지역별로 부여했던 종전의 국번 특성을'파괴'했다.지금까지 써온 2××~9××의 세자리 전화국번은 번호만 보면 대충 어느 동에 있는 전화인지 알 수 있었다.2××는 중구 관내,4××는 잠실등 강동지역,5××는 강남지역등.하지만 3×××의 네자리 국번은 강남.강북등 지역구분없이 정해지고 지역특성을 알 수 없다.

세자리 국번호가 전화국별로 정해진 것은 기계식교환기를 사용했기 때문.기계식 교환기는 번호신호를 첫자리부터 순차적으로 읽기 때문에 번호를 빨리 찾기 위해 전화국별로 국번호를 달리했던 것. 하지만 지금은 번호신호를 한 번에 읽어주는 전자식교환기를 쓰기 때문에 이같은 지역별 번호가 필요없어졌다.따라서 신규신청자는 사는 곳에 관계없이 네자리번호를 발부받는다.

3×××라는 국번호가 도입돼 국번호용량에 잠시 숨통이 트이는가 싶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됐다.한국통신은 이에따라 내년에 우선 2×× 국번 앞에'2'를 붙여 네자리 국번을 만들고 2006년 이후에는 모든 국번을 네자리화할 계획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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