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통계청 위상강화 시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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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늘날 정책의 입안이나 집행에 있어서 과학적 자료를 통한 검정은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다.또 이론과 예측된 결과를 토대로 한 정책만이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모순과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수 있다.

따라서 경제전쟁 아래에서 작은 정부를 추구하더라도 시대적 요청이 큰 기능은 확대 발전시켜 나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필자가 근무한 적이 있는 통계청은 축적된 경험과 고도의 전문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국가기관으로서 그 역할이 막중하다.통계청에서 작성하고 있는 통계수치는 국가의 제반 정책결정의 기초자료가 되는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으로 우리 국민 모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재산인 셈이다.

하나의 통계수치가 얻어지기까지에는 정확한 조사작업과 아울러 방대한 전산작업.수작업이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하므로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며,이는 통계 작성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통계청의 경우 처리해야할 업무량에 비해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대부분의 직원이 한달에 절반 이상을 야근하면서 통계수치 생산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한편 통계자료가 이같이 어려운 여건에서 작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에서 공표되는 몇몇 통계는 국민의 신뢰를 거의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따라서 이를 극복하고 정확한 통계를 적절한 시기에 생산하기 위해서는 예산증대와 함께 경험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우수한 인재를 보다 많이 확보,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국제사회는 경제전쟁의 사회다.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충분한 정보의 확보가 그 기본조건이며 통계는 가장 1차적인 정보원이다.이제 우리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통계정보의 중요성에 하루 빨리 눈을 돌려 이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며 그 구체적 실천사항의 기본은 다름아닌 통계청 조직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다.

즉 통계청의 조직을 선진국들과 같이 장관급으로 격상시키고,기상청(1급청)에 산하 기상연구소가 운영되고 있듯 중앙통계연구소를 설치해 다방면의 학문에 걸친 고급 전문인력을 많이 채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통계의 질적 향상을 위한 폭넓은 연구를 수행케 하여 대다수의 국민이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정확한 통계를 시의적절히 생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가올 21세기와 통일한국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통계청은 이 모든 준비를 위해 지금 안고 있는 제반 환경에 대한 검토를 보다 솔직하고 치밀하게 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박종태〈평택대교수.전산통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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