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통일한국 꺼린다 - 뉴스위크誌 분석 미국.중국.일본 한반도 정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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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지는 5월7일자 최신호에서 미국.중국.일본등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강력한 통일한국을 원치 않으며 주변국을 위협하지 않을 정도의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다음은 뉴스위크 한국판 기사요약. 미국은 이제 통일한국이 동아시아의 새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지난해 11월 대선후 빌 클린턴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클린턴에게 한반도 문제가 집권 2기의 최대 외교과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 시작했다.미 정보분석가들은 모든 시나리오가 결국 북한의 붕괴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론 아무도 북한이 무너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한.미 양국은 북한의 개혁과 경제성장을 촉진해 좀더 평등한 조건으로 통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그러나 미 정부는 남한과의 관계를 깨뜨릴 생각은 없기 때문에 냉전시대의 통상금지를 유지하면서 북한을 붕괴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이 갖고 있는 한반도 통일의 복안은 간단하다.미군 주둔이 계속돼 안정을 유지하되 주변국가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은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최대 걱정거리는 남북한이 일본을 공동의 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미 정보분석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이미 마찰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걱정한다.

남한의 일부 군장교들은 북한이 최근 개발한,사정거리가 일본을 맞히기에 딱 좋은 장거리 미사일을 통일되면 물려받기를 노골적으로 기대한다.90년대 들어 남한은 군비지출을 늘려왔다.국방에 필요한 헬기와 대포만 구입한 게 아니라 장거리 제트 전투기등의 군사력 과시용 무기를 구입한 것이다.

통일한국에 대한 우려는 미국보다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더 크다.중국 관리들은 주변국가들이 약소국이기를 바란다는 심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는 전했다.중국정부는 북한정권을 지탱하기 위해 막대한 식량원조를 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회담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 방법으로 현상유지를 지원하고 있다.중국정부는 또 남한과 수많은 교역협정을 맺었다.

미 정부는 중국의 그런 태도에 당혹하고 있다.혹시 통일한국이 옛왕조시대처럼 중국과 동맹관계를 갖지 않을까 하는 것이 미 외교관들의 걱정이다.

한편 미국방부가 최근 정립중인 새 방위개념에선 북한의 남침은 고려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으며 대신 통일한국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그려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열강들은 한반도의 현상황이 한없이 지속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미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조차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연착륙'을 포기했다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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