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 증권사,증권거래 준비금 급감 - 작년 5,425억 전년비 40%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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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오랜 증시침체로 증권사의 수지가 악화되면서 증권거래준비금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증권거래준비금은 상품주식에서 매매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메우거나 창구사고에 따른 고객손실보상을 위해 적립되는 것이다.따라서 이 준비금이 바닥나면 고객들은 증권사의 잘못으로 피해를 봐도 보상을 제대로 못받는 사태가 생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33개 증권사가 96회계연도(96년4월1일~97년3월31일)동안 적립한 증권거래준비금은 5천4백25억원으로 95회계연도의 9천64억원보다 3천6백39억원,40.1%나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증권사들이 무더기 적자를 내는 바람에 거의 적립을 못한데다 증시침체속에 일임매매.예탁금횡령등 창구사고에 따른 변상액이 급증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94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증시침체가 올해에도 호전되지 않아 증권사들이 올해처럼 5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경우 내년엔 증권거래준비금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전기의 1천1백1억원에서 5백6억원으로 절반이하로 줄어들었고,쌍용증권은 9백62억원에서 3백6억원으로 3분의1 수준으로 격감했다.

특히 증권거래준비금의 일부로 상품주식 매매손실에 대비해 적립하는 매매손실준비금은 지난 3월말 현재 3백97억원에 불과,1년전의 4천2백억원에 비해 무려 90.5%나 감소하면서 소진위기에 몰리고 있다.

95회계연도중엔 24개사가 단 1억원이라도 적립했으나 96회계연도엔 신영증권등 8개사만 적립했을뿐 나머지 25개사는 한푼도 쌓지 못했다.

이 가운데 대신.장은.현대.한일.한화.선경.산업등 7개사는 2년 연속 적립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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