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서울모터쇼 - 할리우드영화 뺨치는 자동차 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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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위세당당한 모습의 차량 주위로 매서운 눈빛의 늑대들이 어슬렁거린다.순간 불이 켜지고 쏘나타가 움직이자 놀란 늑대들이 줄달음친다.이때“최고를 노리는 자는 많지만 최고의 자리는 하나 뿐”이라는 광고문안이 떠오른다.

최근 선보인 현대자동차 쏘나타Ⅲ광고 내용이다.늑대들을 동원해 쏘나타와 대결하는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광고가 쏠쏠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소재나 형식의 파괴바람에 이어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짜릿한 볼거리를 담은 광고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쏘나타Ⅲ 광고에 등장하는 8마리의 늑대들은 영화촬영을 위해 미국에서 특별훈련을 받았다고 한다.특히 그중 한마리는 잭 니컬슨 주연의'늑대(Wolf)'에도 출연한 얼굴이 알려진 프로배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우자동차도'튀는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성큼 다가서고 있다.

“당신이 스피드 매니어라면 라노스를 타시겠습니까.할리데이비슨(오토바이)을 타시겠습니까.”

대우자동차는 최근 라노스 2편 할리데이비슨편 광고를 시작했다.

이 광고의 촬영장소는 지난해 개봉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영화'더 록(The Rock)'에서 노란색 스포츠카 페라리가 숨막히는 추격전을 펼쳤던 샌프란시스코의 중심가.내용은 라노스와 최고의 스피드 오토바이로 꼽히는 할리데이비슨이

도시의 한 복판을 한치의 양보없이 질주하는 장면을 지상과 공중에서 입체적으로 담아낸 것.

기아자동차의 세피아 광고는 최근 사막편으로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화면이 열리면 날카로운 사막의 폭풍소리와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모래바람에 휩싸인채 질주해 온다.마침내 점점 더 거세지는 바람소리를 타고 태초의 모

래사막을 달리는 세피아가 당당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이 순간“하늘과 땅을 가르는 힘”이라는 광고멘트가 잔잔하게 울려온다.이 광고는 이제까지 박진감 있고 스릴 넘치는 액션장면만을 추구해온 업계의 경향과는 정반대로 사막의 신비한 정적영

상을 배경으로 매우 절제된 영상미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촬영장소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데스밸리의 중간지점인 듀몽 던.제작진은 극적인 화면효과를 얻기위해 섭씨 30도를 웃도는 황무지에서 장소결정에만 1주일을 소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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