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정부지원 갈수록 감소 - 미국 자원봉사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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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국은 자원봉사로 굴러가는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자원봉사 단체의 연합체인 인디펜던트 섹터는 지난해 성인 미국인의 근 절반(49%)인 9천3백만명이 연간 2백3억시간이나 봉사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즉 성인 두사람중 하나가 연간 2백18시간씩 봉사활동에 나선 셈이다.그런데도 전.현직 대통령이 나서서 자원봉사를 북돋우려는 까닭은 뭘까.양이 아닌 봉사활동의 질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인들의 자원봉사 가운데 22%(46억시간)는 이웃집 아기를 봐주거나 초등학교에 과자를 구워가는 것처럼 단발적인 일들이다.또한 대부분의 봉사활동이 박물관.극장.문화단체.환경보호단체등에서 일하는 것으로 여가선용의 성격이 짙다

.희생과 봉사보다 나의 삶을 기름지게 하려는'문화적 동기'에서 출발한 것들이다.정작 집없는 사람들이나 문제가정을 돌보는 경우는 불과 8.4%(17억시간)에 지나지 않는다.특히 마약을 끊도록 돕는다거나 학업지진아 교육,빈곤계층 아동에 대한 성취동기 부여등의 1대1 장기봉사는 5%도 안된다.

재정적자 감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면서 소외계층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들이 축소되는 추세다.따라서 정부의 공백을 자원봉사로 메워보려는 게 이번 서밋의 가장 근본적인 동기라고 할 수 있다. [워싱턴=이재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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