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수휴 銀監院長 - 회생가능한 회사 경영권 뺏을 필요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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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수휴(李秀烋)은감원장은“이번 금융기관 협약이 정착되면 대기업 하나가 부도를 냈다해서 내각이 물러나는 것같은 사태는 없어지고,기업과 금융기관들의 경영패턴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李원장과의 일문일답.

-부도방지를 위한 금융기관 협약은 누가 만든 것인가.

“(은감원이) 초안을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다.이런 체제가 필요하긴 한데 한 두개 은행이 주도적으로 만들 성질이 아니지 않은가.”

-자율경영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

“언제까지 대기업이 부실화됐다해서 정부나 감독당국이 책임을 져야 하는가.금융기관들 스스로 처리하는 체제가 정착돼야 하지 않겠는가.그런 체제로 가기위한 틀을 만든 것으로 봐달라.”

-종금사들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데.

“그들의 입장도 이해는 한다.그러나 진로에 수백억원씩 대출해줄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전부 은행이 떠맡으라는 것인가.결국 협약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

-진로의 경우 경영권을 뺏으려면 그냥 부도내고 3자인수 시키면 되지,굳이 협의회를 만들 필요가 있나.

“경영권 포기각서를 받고 안받고는 채권금융기관들이 결정할 일이다.다만 살릴만한 회사는 굳이 경영권을 뺏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경영권 포기각서를 진로가 밝힌 자구노력을 기한내에 이행한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받아둘 수 있는 것 아닌가.”

-외국은행이나 합작금융기관들은 협약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그들이)알아서 할 일이다.그들이 정상화대상기업의 어음을 돌리면 부도가 나겠지만 돈은 못받는다.돈을 받으려면 소송을 해야할 것이다.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 아닌가.”

-여신이 2천5백억원이하인 기업들에는 이런 체제가'대기업만을 위한 특혜'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채권금융기관들끼리 합의만 하면 얼마든지 이번 협약이 규정한 방식을 준용할 수 있는 것이다.”

〈손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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