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꺽다리 이명훈 미국 NBA서 눈독 - 연봉 30만弗 외화벌이 한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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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워싱턴=김수길.길정우 특파원]북미 연락사무소 개설이'꺽다리'라는 별명을 가진 북한의 세계 최장신 농구선수 이명훈의 미국 프로농구(NBA) 진출에서 실마리를 찾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올해 28세인 이명훈은 233㎝의 센터로 현재 NBA 최장신인 워싱턴 불리츠의 게오르그 뮤레산(228㎝)보다 5㎝나 더 크다.

프로선수 스카우트 전문 에이전트 회사인 에버그린 파트너스의 마이클 코언 변호사는 17일“그간 추진해오던 李의 미 프로농구 스카우트건이 최근 급진전,오는 27~28일께 법적 문제에 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며 현재상황으로 보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몸값은 최소 연 30만달러며 빠르면 5월중 캐나다로 입국,현지 훈련과 테스트를 거쳐 10월말 시작되는 97~98시즌부터 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그가 말하는 법적 문제란 북한등 적성국과의 교역을 금지하고 있는 대적성국 교역법(TWEA)이 李의 스카우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의미로 이 때문에 NBA도 그간 각 구단에 李의 스카우트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왔었다.

그러나 대적성국 교역법의 취지가 적성국으로 달러가 들어가는 것을 막자는 것이기 때문에 李의 스카우트는 북한의 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에 안성맞춤으로 해석되고 있다.李가 버는 돈이 북한으로 송금되지 않고 미국에서 쓰인다면'예외'를 인정할 명분이 되고 이 경우'돈이 없어'연락사무소를 열지 못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미 정부의'자연스런 경제제재 완화'로 이어질수 있어 북한에는 실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워싱턴의 한 소식통은“李의 스카우트가 거의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북한은 李의 몸값을 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운영 경비로 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북미연락사무소는 북한의 경비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든 바로 개설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96년 8월 대만 존스배 국제초청농구대회에 북한팀으로 출전한 그는 당시 89-67로 미국에 패한 경기에서 27포인트를 올리고 자유투 12개중 11개를 성공시켜 미국 프로농구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농구 선수 출신인 북한의 애틀랜타 올림픽 대표단장 장웅과 스카우트 협상을 해온 에버그린 파트너스측은 뉴욕 닉스.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유타 재즈.미네소타 팀버울브스등 7~8개 팀이 李의 스카우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94년 제11회 베이징아시안게임에 참가한 233㎝의'꺽다리'이명훈이 북한

농구대표팀 동료 선수와 함께 서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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