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일부고교 수준별 이동수업 우열반 변칙운영등으로 혼란만 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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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학생들의 학업능력에 맞춰 수업의 난이도를 차별화해 개별화 교육을 실시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수준별 이동수업이 우열반 변칙운영등으로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채 오히려 혼란만 주고 있다.

수준별 수업은 교육개혁 차원에서 도입돼 지난해 시범 운영한데 이어 이번 학기부터 모든 인문계 고교에서 학년마다 1과목 이상씩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했다.또 실업고교와 중학교에도 적극 권장중이다.

그러나 수준별 수업진행을 위해 난이도별로 세분화된 교과서가 마련되지 않은데다 교사 수가 부족한 학교가 많아 시행을 유보하거나 당초 취지와는 크게 동떨어져 운영되고 있다.

특히 광주시내 일부 고교에서는 과거의 숱한 부작용 때문에 시행이 전면 금지된 우열반 형태로 변칙운영돼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광주 J고는 1학년 10개반중 2개반 학생들을 우수학생과 부진학생으로 구분,실질적으로 우열반 수업을 하고 있다.

Y고는 3학년 학생들의 경우 조회시간에만 자기반에 들어갔다가 수학능력시험과목에 따른 우열반으로 편성돼 수업하고 있는 실정.

광주 S고는 학기초에 영어.수학에 걸쳐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했으나 교사부족등을 이유로 1,2학년 보충수업시간에 한해 수준별 수업으로 변경하는등 혼란을 겪었다.

이 학교 李모교감은“수준별 수업 담당교사가 부족한데다 교재가 개발이 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수준별 수업을 요구하기는 무리”라며 “학부모들을 납득시킬 수있는 객관적 평가기준도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시행을 유보하고 있다”고 털어놨다.국

.영.수.과학등 4개 과목에 걸쳐 수준별 수업을 활발히 실시하고 있는 K고는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학교 24개반 학생들이 매일 오전.오후 두차례에 걸쳐 전교생이 이동,담임교사가 자기반 학생들을 접촉할 시간이 적은데다 결손 학생들이 수업에 빠지는 경우가 잦다는 것.

광주 J고 金모교사는“수준별 이동수업은 현실적으로는 중위권 학생들의 성적향상이 더디고 결손학생들의 이탈을 가속화하는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며 “일부 우수학생을 위해 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다는 인상”이라고 말했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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