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 수급 독립 채산제 기관별로 자체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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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의 식량배급체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당국이 주민용 식량을 기관 단위로 자체 해결하도록 내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북한을 계속 방문해온 중국의 조선족 인사는 최근“북한은 기관별로 식량을 자체 조달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식량배급체계는 완전히 붕괴된 상태”라고 전했다.그는“지난해까지만 해도 어느 기관이나 외부에서 식량을 구해오면 절반은 자체 소유하고 나머지를 국가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식량난을 견뎌 왔다”면서“그러나 올초부터는 각 기관이 조달한 식량 전량을 직원가족에 할당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확인했다.이에 따라“식량을 구해오는 자가 영웅”이라며 모든 기관이

식량구하기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배급지연분은 대체로 식량사정이 호전되면 소급해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하루 1백에 불과한 배급조차 밀리면 아예 없어지는 식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 탈북자들의 전언이다.북한에서 농업연구사로 활동했던 귀순자 이민복(李民馥)씨는“북한주민들 사이엔 몇해전부터 국가배급에 대한 믿음이 엷어지고 있으며 그 때문에 개별적으로 식량조달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별 식량조달로는 농민들의 텃밭농사나 불법적인 뙈기밭농사,가가호호 방문에 의한 물물교환등을 들 수 있다.열흘에 한차례 열리는 각지의 농민시장도 매일장으로 바뀌는 실정이다. 〈신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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