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무마나선 김영삼 대통령 - 서석재 의원 만나 믿어달라 간곡한 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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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한국당의 민주계 중진인 서석재(徐錫宰)의원을 만나 정태수 리스트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와 민주계 진로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면담은 검찰수사에 대한 민주계의 강한 반발속에 지난 12일 金대통령에게'민주계 무마'에 나서 달라는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요청이후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金대통령은 검찰수사가'민주계 고사(枯死)'쪽에 치우쳐 있다고 반발하는 민주계의 분위기를 徐의원으로부터 듣고“그게 아닌데”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金대통령은 검찰수사가 한보의혹을 파헤치는데 초점을 맞췄을 뿐 정치적 의도가 내포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해명하는데 애썼다고 여권(與圈)관계자가 전했다.이 관계자는“金대통령은 나를 믿어 달라는 말을 여러차례 한 것으로 안다”면서“徐의

원도 金대통령의 간곡한 호소에 당내 결속에 앞장설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徐의원은 최형우(崔炯佑)고문이 병으로 누운이후 민주계를 이끄는 좌장역할을 하고 있다.요담은 먼저 金대통령이 민주계를 다독거릴 필요성에 의해 이뤄졌다고 한다.

지난주까지 민주계는“김현철(金賢哲)씨를 살리기 위해”자기들에게 표적을 맞추고 있다고 金대통령에게 서운한 감정까지 표출할 정도여서 어떤 형태로든 달랠 필요성이 청와대 내부에 제기됐었다.

둘째,李대표의 강력한 지원요청을 외면할 수 없는 측면도 고려됐다고 한다.12일 면담에서 李대표는“민주계 무마에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 달라”고'거칠게'부탁했다고 신한국당 당직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면담이후 민주계의 반발은 일단 수그러들고 李대표와 민주계의 갈등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검찰수사가 어디로 튈지 여전히 불투명해 청와대는 金대통령의'민주계 달래기'가 당분간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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