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 고문 한보혐의 밝혀질땐 킹메이커 역할에 치명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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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 김윤환고문이 14일 검찰에 출두했다.그의 출두는 여러가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사법적 문제와는 별개다.당내 역학구도등 정치적 측면에서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우선 그의 정치적 비중이 크다.거물(巨物)이다.3金에는 못미쳐도 구(舊)정치세력의 간판급 중진이다.그러면서 신한국당내 민정계를 대표하고 있다.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에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다.동시에 그는 대통령후보 경선에도 깊이 발

을 들여놓고 있다.그 자신 기회를 엿보면서 이회창대표를 지탱하는 축으로 작용한다.그런 그가 한보연루 혐의로 타격을 입게됐다.세(勢)와 상징성.대표성등의 위축이 불가피해졌다.그의 말대로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면 외견상의 상처는 머지않아

회복될 것이다.하지만 사실이라면 도덕적.정치적 중상(重傷)을 입는다.

그가 곤경에 몰리면 당장 민정계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대표성 경쟁이 벌어진다.이한동(李漢東)고문이 그같은 상황을 놓칠리 없기 때문이다.당장 李고문 진영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경북세력의 대표성문제도 마찬가지다.가뜩이나 이수성(李壽成)고문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그럴 경우 金고문도 그렇지만 李대표도 타격을 입게된다.일각에선 李대표가 김영삼대통령에게 정치인 소환을 조기 매듭해달라고 건의한 것

이 金고문을 의식한 결과라고 보기도 한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金고문은 민주계 김덕룡(金德龍)의원과 함께 당내 최대계보를 이끄는 실력자.보스들의 검찰출두에 대해 DR(金의원의 영문 이니셜)계와 허주(虛舟.金고문 아호)계가 조직적으로 반발하면 사태는 걷잡

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가뜩이나 신당(新黨)설이 나도는 여권에 태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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