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시나리오작가서 소설가로 변신한 윤시몬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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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시나리오 작가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尹시몬(44)씨.

“규제와 간섭 투성이였던 5공화국 초기의 영화 활동은 돌이켜보기 힘들 만큼 어려웠어요.토목공학을 전공하던 대학시절부터 영화에 빠져 시나리오를 쓰다가'바람불어 좋은 날'을 연출하던 시절의 이장호 감독을 만나 영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

지요.”

80년대 초반,'어둠의 자식들''바보선언''낮은 데로 임하소서'등의 시나리오를 맡아 썼던 尹씨가 10여년간 은둔 생활을 마감하고 최근'영화처럼 사는 남자'라는 통속소설 한편을 내놓고 다시 독자들 앞에 나타났다.

“10년 가까이 영화는 물론이고 문화계의 어떤 일에도 끼어들지 않았지요. 당시 영화인들은 하고 싶은 게 참 많았어요.하지만 온갖 규제와 간섭들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했지요.도무지 신이 나지 않았어요.규제와 간섭 속에서 답답하게

살아가느니 보다 차라리 때려치우겠다고 생각하고 다시는 영화판으로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했어요.”

창작행위가 5공시절에 비해'자유로워진'최근들어 尹씨의 끼는 다시 발동했다.1년에 걸쳐 써내린 3천장 분량의 장편소설에 그는 출세와 계급상승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치밀한 계략을 세우는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과 좌절의 과정을 그려내고자

했다.

“제 안의'끼'는 어쨌든 못말리겠더군요.10년동안을 조용히 지냈지만 영화든,소설이든 제가 시나리오를 쓴 영화'바보선언'에 손을 들어줬던 대중들을 반드시 다시 만나고 싶었어요.영화처럼 재미있고,영화처럼 빠르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독자

들과 승부할 요량입니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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