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길라잡이>미국 군사용통신 아파넷이 인터넷 원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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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인터넷은 전지구적으로 연결된 컴퓨터 네트워크지만 컴퓨터망으로 연결됐다고 다 인터넷은 아니다.네트워크가 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표준규격이 있어야 한다.각국의 텔레비전 방식이 NTSC와 PAL로 갈라져 다른 방식으로는 시청할 수 없는

것처럼 인터넷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통일된 규격이 있어야 한다.인터넷망이 되기 위해서는 TCP/I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Internet Protocol)라는 규격을 준수해야 한다.

여기서 IP는 통신경로를 선택하는 순서에 관한 규약이고 TCP는 전송내용이 상대에게 정확히 전달됐는가를 확인하는 순서에 대한 규약이다.

인터넷의 시초는 미국에서 군사목적으로 만든 아파넷(ARPANET).30여년전 미국 정부는 적으로부터의 공격에 따라 통신불통 사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위해 별도의 비상통신망을 구축했다.이 망은 하나의 중심 거점을 두지않고 거점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킴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게 고안됐다.이것이 아파넷이다.

물론 군사용이기 때문에 민간인은 사용이 불가능했다.하지만 아파넷의 통신효율이 뛰어나 학계에서“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움직임이 80년대부터 일었다.그 결과 미정부는 90년 아파넷에서 군사목적의 망을'밀넷(MIL net)'이라는

이름으로 분리한뒤 미국과학재단(NSF)에 학술연구용 공공망으로 아파넷을 내주었다.당시까지만 해도 이 망을 상용(商用)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다.하지만 불법(?)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자 95년 마침내 일반에 개방됐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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